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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언니네이발관 보컬 이석원, 아쉽지만 아름다운 은퇴!

by 로담한의원 2017. 9. 21.

언니네이발관 보컬 이석원, 아쉽지만 아름다운 은퇴!

 

 

 

가장 보통의 존재, 언니네 이발관.

 

 

 

 

 

2008년 발표되어 대중음악상 모던록 부문을 휩쓸고

이어서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까지 수상.

 

 

 

 

 

 

 

 

1995년 결성하여 무려 2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활동해온 모던록 1세대 밴드.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언니네이발관의 보컬이면서,

평론가, 소설가로도 알려진 이석원씨가

 

 

2017년 8월 7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어느 순간 일이 되어버린 음악을 이제 그만두고 싶어하는

팬클럽에 올린장문의 일기장을 통해,

그의 심경이 조금이나마 전달됩니다.

팬들 역시괴롭겠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이석원씨 본인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PC통신 락 동호회에서 시작, 1세대 모던록을 이끌며

수많은 명곡을 남겼습니다.

 

 

이석원씨가 언니네이발관 펜페이지에 올린

은퇴를 전하는 말.  전문입니다.

 

 

 

 

 

소식이 늦었습니다.

어려운 말씀을 드려야 해서..

입이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서야 예전에 써 둔 편지를 올립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미안해요.

나는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두길 바랬어요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털어놓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한번만

이번 한장만 하다가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네요.

그간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도 있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드리고 떠나면 좋겠지만

여기서 멈출 수 밖에 없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벗어나고 싶어 했기에

음악을 할때면

늘 나 자신과 팬들에게 죄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그런 기분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 않음을..

이렇게 밖에 맺음을 할 수 없는

제 사정을..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음악을 그만 두고

더 이상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으려 합니다.

 

 

23년동안 음악을 했던 기억이

모두 다

즐겁고 행복했었다고는 말하지 못해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기억만은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훗날 언젠가

세월이 정말 오래 흘러서

내가 더이상 이 일이 고통으로 여겨지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기분으로

임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면..

그 때 다시 찾아 뵐게요.

 

감사합니다.

 

23년동안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것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 주신 것

모두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2017년 8월 6일 저녁 이석원 올림.